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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관련 이야기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리아 내전: 끝나지 않은 비극

by the Voice of Hope 2025. 3. 31.

2011년, 튀니지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에 민주화의 불씨를 지폈다. 이 열기는 시리아에도 영향을 주어 오랜 독재와 억압에 지친 국민들이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 그러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평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는 전국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결국 시리아는 장기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다. 이 전쟁은 무려 14년 동안 이어졌고, 그 파급력은 시리아를 넘어 중동과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시리아 난민 아이(출처: pixabay.com)

1. 내전의 발단 (2011년): 독재에 대한 저항

  • 배경

수십 년간 아사드 가문이 장악한 시리아는 긴급조치법 아래 정치적 자유가 철저히 억압된 국가였다. 만연한 부정부패, 높은 청년 실업률, 경제 불균형은 국민들의 불만을 키웠고, '아랍의 봄'은 이 억눌린 분노에 불을 지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위 정보를 확산시키며 반정부 운동에 앞장섰다.

  • 촉발

2011년 3월, 시리아 남부 다라(Daraa)에서 청소년들이 반정부 낙서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고문당한 사건이 알려지며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평화적 시위는 무력 충돌로 변질되었고,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일부 군인들은 정권에 반기를 들고 탈영해 '자유 시리아군(Free Syrian Army)'을 결성하며 본격적인 무장 충돌이 시작되었다. 

 

2. 장기화되는 전쟁: 복잡한 권력 다툼과 외세 개입

  • 다양한 세력의 등장

시간이 지날수록 내전은 단순한 정부군과 반군의 대결을 넘어 수많은 무장 세력이 얽힌 복잡한 국면으로 치달았다. 정부군, 자유시리아군 외에도 쿠르드 자치군(YPG), 이슬람국가(IS), 알누스라 전선 등 수많은 세력이 각기 다른 지역을 점령하며 시리아는 사실상 분열 상태에 놓였다.

  • 국제 세력과 용병의 개입

시리아 내전은 다양한 세력의 대리전의 성격을 띠며 복잡한 전쟁으로 번졌다. 이란과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강력히 지원하며 무기와 군사력을 투입했고, 미국은 쿠르드 군대를 활용하여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 나섰다. 튀르키예는 북부 국경 지역에서 쿠르드 세력을 견제하며 군사 개입을 감행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수니파 국가들은 반군을 후원했다. 또한, 일부 보고에 따르면 내전 과정에서 외국 용병들이 반군 편에 대거 유입되어 전투에 참여했으며, 내전 종식 이후에도 이들 중 일부가 시리아를 떠나지 않고 새 정부로부터 시민권을 얻어 과거 친정부 지역에서 무력 행위를 지속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외부 세력과 용병의 개입은 내전을 장기화시켰으며, 전쟁이 종식된 후에도 시리아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 인도주의적 재앙

유엔 통계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60만 명에 달하며, 1,300만 명 이상이 난민 또는 국내 이재민이 되었다.* 전쟁은 의료·교육·수도·전기 등 사회 기반 시설을 붕괴시켰고, 팔미라 등 유네스코 지정 유적들도 파괴되었다. 내전 기간에 국제사회는 시리아 내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도했지만, 내부 접근의 한계로 실질적인 내부 지원에는 한계가 있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https://www.unhcr.org/syria-emergency.html

3. 내전 종식 선언(2024년): 새로운 갈등의 서막

2024년 12월 8일, 이슬람 반군 연합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입성하면서 시리아 내전은 사실상 종결되었다. 정권의 핵심 인물이던 바샤르 알 아사드는 러시아로 망명했으며, 아사드 정부는 해체됐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었다. 시리아 북부·동부·남부 곳곳에서는 여전히 무장 세력 간에 대치와 충돌이 계속되고 있고, 과거 정권의 협력자들에 대한 보복이 민간인을 향해 일어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다수 종파인 수니 무장 세력들에 의한 소수 종파 탄압과 충돌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새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지역도 있고, 이런 상황은 ‘전후 재건’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4. 끝나지 않은 비극: 시리아의 미래는 어디로

14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은 국가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아사드 정권의 붕괴와 HTS의 부상으로 전쟁은 종식되었지만,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새로 들어선 시리아 정부는 분열된 국가를 통합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점진적인 회복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난민 귀환, 무장 세력의 해체, 경제 복구, 전범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지 상황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종교적 긴장과 소규모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치안 불안과 납치 사건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또 몇몇 온라인 영상과 증언에 따르면, 특정 지역에서 종교적 갈등을 둘러싼 긴장이나 선전 활동이 감지되었다는 보도도 있으나, 이들 정보는 아직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태다. 전쟁은 끝났지만,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시리아가 진정한 안정과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외의 지속적인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론

시리아 내전은 14년간 수많은 희생과 고통을 남긴 비극적인 사건이다. 공식적으로 전쟁은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분열과 갈등의 그림자가 시리아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앞으로 시리아가 진정한 평화와 재건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 세력 간의 화해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내전 종식 이후의 시리아 상황을 살펴보며 바라는 바는, 새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국가 운영의 기반으로 채택하고, 종교의 자유를 완전히 보장해야 한다. 또한 지역 간의 갈등 조장을 중단하고, 화해와 통합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국제사회의 신뢰와 인정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